
땅에 씨앗을 뿌리는일은 언제나 설렘으로 시작된다.
이번에는 루꼴라였다.
초록빛 잎사귀에서 풍겨 나오는 알싸한 향과 맛, 그리고 그 싱그러운 존재감이 내 요리에 새로운 색을 입혀줄 것 같았다.
루꼴라는 단순히 샐러드용 채소가 아니라, 내가 운영하는 메뉴 위에 생기를 불어넣는 특별한 재료였다.
🍀루꼴라의 첫걸음
루꼴라 씨앗 봉지를 열었을 때 나는 놀랐다. 단돈 1,500원에 무려 1,000개의 씨앗이 들어 있었다.
작은 씨앗 하나하나가 미래의 요리에 올라갈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카페 뒤편 작은 땅이 있어서 야채를 심어 키우기로 했다.. 해가 많이 비추진 않는다
이왕이면 여러 가지 채소들을 키워보기로 했다
먼저 흙에 물을 뿌리고 흙을 고르게 펴고 그위에 물을 머금었다가 식물이 물이 필요할 때 내어주는 흙을 뿌리고
그 위에 또 규석토라는 흙을 뿌린다음
고운 흑과 섞은 루꼴라 씨앗을 뿌렸다.
🌱🥦상추와 쑥갓 씨앗은 화분에 따로 심었다
물을 주고 햇빛을 맞게 해 주니 며칠 지나 싹이 올라왔다.
두 번째 수확까지 이어진 지금, 루꼴라는 이미 내 식탁과 매장 메뉴의 일부가 되었다.
샐러드에도 올리고, 작은 장식으로도 사용하면서 “내가 직접 키운 재료”라는 뿌듯함을 느낀다.
피자와 루꼴라의 만남
루꼴라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피자 위에 올라갔을 때다.
감자채 전과 콤비네이션 피자 위에
루꼴라를 올리면,
빨간 피자 소스와 하얀 치즈, 그리고 초록 루꼴라가 어우러져
색감부터가 예술이다.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에도 좋다고 하지 않던가.
맛에서도 루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름지고 진한 피자의 풍미 속에서
루꼴라의 알싸하고 씁쓸한 맛은 균형을 잡아준다.
한입 먹으면 치즈의 느끼함이 줄고,
입안은 상쾌해진다.
손님들도 “피자가 신선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사실 그 비밀은 내 작은 정원에서 자란 루꼴라 덕분이다.
그러나 늘 싱싱할 수는 없다
아쉬움도 있다. 루꼴라는 늘 푸르게 싱싱한 상태로 있어주지 않는다.
때로는 시들고, 때로는 잎이 떨어진다.
음식 위에 장식으로 쓰려면 항상 신선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자연의 햇빛과 바람을 맞고 자란 루꼴라는 그때그때 컨디션이 다르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내가 직접 재배한 채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완벽하게 균일하지는 않지만, 그때그때 자연이 주는 상태 그대로를 받아들인다.
오히려 이 불완전함이 진짜 신선함의 증거다.
작은 씨앗에서 오는 큰 만족
루꼴라를 키우며 깨달은 것이 있다. 작은 씨앗 하나에서 시작한 일이 내 일상과 메뉴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1,500원짜리 씨앗 봉지가 준 가치는 단순히 장식용 채소가 아니다.
그 속에는 자급의 즐거움, 고객과 나누는 신선함, 그리고 요리에 담긴 이야기가 함께 들어 있다.
나에게 루꼴라는 단순한 잎채소가 아니라 “정원의 힘”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작은 땅에서 시작된 초록의 싹은 지금 나의 삶을 더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루꼴라가 가르쳐준 것
루꼴라를 키우며 나는 삶의 또 다른 교훈을 얻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조금 시들 때도 있고, 더 푸르게 자랄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 속에서 내가 직접 돌보고 수확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 씨앗을 뿌리고, 수확하며, 그 결과물을 나누고 싶다.
정원에서 자라난 루꼴라 한 줌이 내 일상에 준 변화처럼,
언젠가 내 기록 또한 누군가에게 싱그러운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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