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 텅 빈 줄만 알았다. 여름 꽃들도 지고, 초록의 기운마저 희미해지던 시점이었다. 그런데 문득 마당을 바라보니 보랏빛이 번져 오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혜화동 집에서 가져온 맥문동이었다.지난날의 추억을 품은 그 뿌리가 지금 내 정원에서 다시 살아난 것이다. 혜화동에서 옮겨온 뿌리, 새로운 자리에서 만발하다 맥문동은 내가 오래전 혜화동에서 살 때, 마당 한쪽에 심어두었던 식물이었다.다른 꽃들에 비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 해가 없어도,그늘이 져도때가 되면,누가 들여다보지 않아도 보랏빛 알갱이들이 졸졸이 달린 꽃대를 피워 낸다. 그 뿌리를 가져와 지금의 카페 마당큰 나무밑에 그저 맨땅을 가리는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을 털어내고 낙우송 나무밑 땅에초록과 보라의 꽃밭을 만들어 놓았다.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