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서 요거트를 만들다 보면
같은 우유를 사용해도 맛이 매번 똑같지는 않다.
어떤 날은 부드럽고 순한 맛이 나고,
어떤 날은 산미가 조금 더 강하게 느껴진다.
또 어떤 날은 요거트는 잘 굳었는데도 신맛이 거의 없어서
“이게 제대로 발효된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내가 여러 번 집요거트를 만들어보며 느낀 것 중 하나는
요거트의 신맛은 발효 방식에 따라 꽤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신맛이 적었던 것은
밥솥의 발효 기능을 이용해 만들었던 요거트였다.
다만 밥솥에 넣고 그냥 둔 것은 아니었다.
솥 안 온도를 보면서 42도에 가까워지면 온도를 낮추고,
42도 아래로 내려가면 다시 올려주는 식으로
약 8시간 동안 발효를 조절했다.
그때 만든 요거트는 잘 굳었지만,
신맛은 내가 만든 요거트 중 가장 적게 느껴졌다.
요거트의 신맛은 왜 생길까
요거트의 신맛은 기본적으로
유산균이 우유 속 유당을 분해하면서 생긴다.
우유에는 유당이라는 당이 들어 있고,
요거트를 만들 때 들어간 유산균은 이 유당을 이용해 활동한다.
이 과정에서 젖산이 만들어지는데,
이 젖산이 요거트 특유의 새콤한 맛을 만든다.
그래서 요거트의 신맛은 상한 맛이 아니라
발효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산미라고 볼 수 있다.
신맛이 강하다는 것은
발효가 더 오래 진행되었거나,
유산균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젖산이 많이 쌓였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신맛이 약하다고 해서
무조건 발효가 안 된 것은 아니다.
요거트가 제대로 굳고,
냄새가 이상하지 않으며,
질감이 안정되어 있다면
신맛이 약한 요거트도 충분히 발효가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내가 했던 밥솥 발효 방식
내가 신맛이 가장 적다고 느꼈던 밥솥 요거트는
밥솥의 발효 기능을 이용해 만들었다.
하지만 버튼을 눌러놓고 그대로 둔 방식은 아니었다.
솥 안 온도가 42도에 가까워지면
온도가 더 올라가지 않도록 낮추고,
다시 42도 아래로 떨어지면
발효 온도를 다시 올려주는 식으로 조절했다.
이렇게 약 8시간 정도 발효했다.
이 방식은 한마디로 말하면
42도 근처에서 온도를 너무 세게 밀어붙이지 않고 조절한 발효였다.
요거트 발효에서 42도는 유산균이 활동하기 좋은 온도대에 가깝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온도 자체만이 아니었다.
같은 42도라고 해도
계속 높은 온도로 유지되는지,
중간중간 온도가 오르내리는지,
발효 시간이 얼마나 이어지는지에 따라
완성된 요거트의 맛은 달라질 수 있었다.
왜 신맛이 적게 느껴졌을까
내가 만든 밥솥 요거트가 가장 덜 시었던 이유는
발효가 너무 빠르게 치닫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요거트는 발효가 진행되면서 점점 산이 생긴다.
이 산이 많아질수록 신맛은 강해진다.
그런데 내가 했던 방식은
솥 안 온도가 42도에 도달하면 그대로 계속 가열한 것이 아니라
온도를 낮추고, 다시 내려가면 올리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유산균이 활동할 수 있는 온도는 유지했지만,
발효가 과하게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쉽게 말하면
요거트가 굳을 만큼의 발효는 되었지만,
신맛이 강하게 올라올 만큼 과하게 진행되지는 않은 상태였던 것 같다.
이 점이 내가 느낀 가장 큰 차이였다.
발효가 잘되면 무조건 신맛이 강할까
처음에는 요거트가 잘 발효되면
당연히 신맛도 강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직접 만들어보니 꼭 그렇지는 않았다.
요거트가 잘 굳는 것과
신맛이 강한 것은 연결되어 있지만
완전히 같은 의미는 아니었다.
요거트가 굳는 것은
우유 단백질이 산의 영향을 받아
구조가 달라지면서 생기는 변화다.
반면 신맛은 발효 중에 만들어진 산이
입에서 얼마나 강하게 느껴지는가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발효가 어느 정도 잘 진행되어 요거트는 굳었지만,
산미는 순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
내가 만든 밥솥 요거트가 그랬다.
질감은 요거트처럼 잡혔지만
맛은 날카롭게 시지 않고 부드러웠다.
발효기 42도와도 다르게 느껴졌다
나는 발효기를 42도로 맞춰 요거트를 만든 적도 있다.
그때는 발효가 빠르게 진행되는 느낌이 있었고,
요거트가 잡히는 속도도 빨랐다.
하지만 밥솥으로 온도를 조절하며 만들었을 때와는
맛과 질감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발효기 42도는 일정한 온도로 발효가 진행되는 방식에 가깝고,
밥솥 발효는 내가 온도를 보면서 올렸다 낮췄다 하는 방식이었다.
같은 42도 근처라고 해도
완성된 요거트의 맛이 똑같지는 않았다.
이 경험을 통해
요거트 발효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몇 도에서 만들었는가”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온도, 시간, 발효가 진행되는 속도,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 냉장으로 옮기는지까지
모두 맛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
신맛이 적은 요거트가 좋은 요거트일까
신맛이 적다고 해서 항상 좋은 요거트라고 말할 수는 없다.
반대로 신맛이 강하다고 해서 나쁜 요거트도 아니다.
다만 먹는 목적에 따라
좋게 느껴지는 맛은 달라질 수 있다.
그냥 플레인 요거트로 먹을 때는
신맛이 너무 강하지 않은 요거트가
부드럽고 편하게 느껴졌다.
반대로 과일이나 꿀을 넣어 먹을 때는
어느 정도 산미가 있어야 맛이 산뜻하게 살아났다.
또 요거트 아이스크림처럼 활용할 때는
산미가 너무 약하면 전체 맛이 무겁게 느껴질 수 있었다.
그래서 신맛은 단순히 줄여야 하는 맛이 아니라,
요거트를 어떻게 먹을 것인지에 따라
조절하고 이해해야 하는 맛이라고 느꼈다.
내가 알게 된 것
밥솥으로 만든 요거트가 가장 덜 시었던 이유를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직접 만들어본 기록으로 보면
42도 근처에서 온도를 조절하며 8시간 발효했을 때
요거트는 잘 잡혔고, 신맛은 가장 적었다.
이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요거트의 신맛이 단순히 우연히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유산균이 활동하면서 젖산이 만들어지고,
그 젖산이 얼마나 쌓이는지에 따라
요거트의 맛은 달라진다.
그리고 그 차이는
발효 온도와 시간, 발효 방식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집요거트를 만들 때
신맛이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면
발효 시간을 조금 줄여보거나,
온도가 너무 높게 유지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신맛이 약하더라도
요거트가 잘 굳고 냄새와 상태가 괜찮다면
그것만으로 실패라고 볼 필요는 없었다.
내가 만든 밥솥 요거트는
신맛이 가장 적었지만
그만큼 순하고 부드럽게 먹기 좋은 요거트였다.
집요거트는 이렇게
같은 재료로 만들어도 발효 방식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달라진다.
그 차이를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이
집에서 요거트를 만드는 재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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