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거트 실험노트/요거트 발효와 유청

요거트가 시어지는 이유, 유산균이 만드는 젖산의 원리

로사랑 - 2026. 6. 10. 14:43

 

집에서 요거트를 만들다 보면 같은 우유와 같은 발효 재료를

사용했는데도 신맛이 다르게 느껴질 때가 있다.

어떤 날에는 부드럽고 순한 맛이 나지만,

어떤 날에는 입에 넣자마자 새콤한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나도 여러 번 요거트를 만들면서 발효 온도와 시간이 달라질 때마다

신맛에 차이가 생기는 것을 경험했다.

특히 밥솥 안의 온도를 확인하며 발효했을 때에는

요거트가 충분히 굳었는데도 신맛이 비교적 적었다.

그렇다면 요거트의 신맛은 어디에서 생기고,

무엇이 신맛의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

요거트의 신맛은 유산균이 활동한 결과다

요거트의 신맛은 우유가 상해서 생기는 맛이 아니다.

우유에 들어간 유산균이 우유 속의 유당을 이용하면서

젖산을 만들기 때문에 생기는 맛이다.

처음의 우유는 부드럽고 단맛이 느껴지지만,

유산균이 활동하면서 젖산이 점차 늘어난다.

 

젖산이 늘어나면 우유의 pH는 낮아지고 산성에 가까워진다.

이때 우리가 느끼는 맛이 요거트 특유의 새콤한 맛이다.

따라서 요거트의 신맛은

유산균이 우유 안에서 활동했다는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젖산이 늘어나면 우유가 굳기 시작한다

젖산은 신맛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우유의 산도가 변하면 우유 속 단백질도 영향을 받는다.

서로 떨어져 있던 단백질이 가까워지고 엉기면서

액체였던 우유가 점차 부드러운 덩어리로 변한다.

 

우유가 굳어 요거트가 되는 과정과 신맛이 생기는 과정은

따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유산균이 젖산을 만들면서 우유의 맛이 변하고,

동시에 우유 단백질의 구조도 달라지는 것이다.

요거트가 굳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젖산이 만들어졌다는 뜻이지만,

굳은 뒤에도 따뜻한 상태가 계속되면 유산균의 활동은 이어질 수 있다.

발효 시간이 길어지면 왜 더 시어질까

요거트가 이미 굳었더라도 따뜻한 온도에 계속 두면

젖산이 추가로 만들어질 수 있다.

발효 초기에는 우유 맛이 많이 남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젖산이 쌓이면서 신맛이 강해진다.

 

그래서 요거트가 굳은 뒤에도 오랫동안 발효를 계속하면

처음보다 더 시어질 수 있다.

다만 발효 시간이 길다고 해서

모든 요거트가 똑같이 시어지는 것은 아니다.

신맛에는 여러 조건이 함께 영향을 준다.

  • 발효 온도
  • 발효 시간
  • 사용한 스타터의 종류
  • 스타터를 넣은 양
  • 우유의 종류
  • 발효가 끝난 뒤 냉장한 시점

같은 시간 동안 발효해도 온도와 스타터가 다르면 유산균이 활동하는 속도도 달라질 수 있다.

온도가 높으면 발효는 빨라질 수 있다

요거트 유산균은 적당히 따뜻한 환경에서 활발하게 활동한다.

발효 온도가 알맞으면 우유가 비교적 빠르게 굳지만,

따뜻한 온도가 오래 유지되면 젖산이 빠르게 쌓여 신맛도 강해질 수 있다.

 

반대로 온도가 너무 낮으면 발효가 천천히 진행되어

우유가 굳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그렇다고 높은 온도가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온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오랫동안 유지되면 질감이 거칠어지거나

유청이 많이 분리되는 등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요거트 발효에서는 단순히 높은 온도를 유지하는 것보다,

유산균이 활동하기 좋은 범위 안에서

온도와 시간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밥솥 요거트는 왜 신맛이 적었을까

밥솥 온도를 42도에 맞춰 조절한 발효중인 요거트
밥솥의 온도를 최대 42도에 맞춰 조절하며 발효중

 

내가 밥솥의 발효 기능으로 요거트를 만들었을 때에는

솥 안의 온도가 42도가 되면 온도를 낮췄다.

온도가 42도 아래로 내려가면 다시 온도를 올리는 방식으로

약 8시간 동안 발효했다.

 

그때 만든 요거트는 충분히 굳었지만,

다른 방법으로 만든 요거트보다 신맛이 가장 적게 느껴졌다.

정확한 원인을 한 가지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높은 온도가 계속 유지되지 않고 온도가 오르내리면서

발효 속도가 조절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요거트가 굳는 데 필요한 발효는 진행되었지만,

젖산이 빠르게 쌓이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을 수 있다.

또 사용한 스타터의 상태와 양, 우유의 종류, 발효가 끝난 뒤

냉장고에 넣은 시점도 신맛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이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은 같은 42도 발효라고 해도

온도를 어떤 방식으로 유지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신맛이 강하면 실패한 요거트일까

신맛이 강하다고 해서 반드시 실패한 요거트는 아니다.

요거트의 신맛은 유산균이 젖산을 만든 결과이기 때문이다.

다만 평소보다 지나치게 시거나, 냄새가 불쾌하거나, 색이 이상하게 변했다면

단순한 발효의 신맛과는 구분해서 살펴봐야 한다.

정상적으로 발효된 요거트에서도 발효 시간이 길거나

냉장 시점이 늦으면 신맛이 강해질 수 있다.

 

결국 신맛의 정도는 성공과 실패만을 나누는 기준이라기보다,

유산균이 얼마나 활동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결과에 가깝다.

요거트의 신맛도 발효 기록이 된다

요거트의 신맛은 우연히 생기는 맛이 아니다.

유산균이 우유 속 유당을 이용해 젖산을 만들고,

젖산이 쌓이면서 우유의 맛과 구조가 함께 변한 결과다.

 

발효 온도와 시간이 달라지면 유산균의 활동 속도도 달라지고,

그 차이가 신맛과 질감으로 나타난다.

내가 만든 밥솥 요거트의 신맛이 적었던 경험도

단순한 느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온도 변화와 젖산 생성의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발효 기록이 되었다.

앞으로 요거트를 만들 때에는 굳었는지만

확인하기보다, 발효 시간과 온도, 신맛의 차이까지 함께 기록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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