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거트 실험노트/요거트 재료와 활용

버리려던 유청을 우유에 넣었더니, 요거트가 다시 만들어졌다

로사랑 - 2026. 5. 24. 16:16

그릭요거트를 만들고 나면
노란 유청이 꽤 많이 남는다.

처음에는 그 유청이 그냥 빠져나온 물처럼 보였다.


꾸덕한 요거트를 만들기 위해 빠져나와야 하는 물,
그래서 당연히 버려도 되는 부산물처럼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궁금해졌다.

 

요거트를 만들고 빠져나온 유청에는
정말 아무 힘도 남아 있지 않을까?

요거트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나온 물이라면
그 안에도 발효와 관련된 무언가가 남아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유청을 버리지 않고
 다시 우유에 넣어봤다.

처음 모습은 성공처럼 보이지 않았다.


단단한 요거트가 아니라,
덜 삶아진 계란 흰자처럼 풀어진 상태에 가까웠다.

 

그래서 다른때랑 다르게
냉장 시간을 길게 두고,
유청을 오래 빼봤다.

 

그랬더니 결과가 달라졌다.

처음에는 힘없이 풀어진 것 같던 요거트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모였고,
결국 꾸덕한 요거트 쪽으로 변했다.

 

그때 알게 되었다.

유청은 그냥 버려도 되는 물이 아니었다.
우유와 다시 만나면, 다시 발효 할 힘이 남아 있었다.

버리려던 유청을 우유에 넣어봤다

이번 실험은 평소 요거트 만들기와 조금 달랐다.

새 발효유를 넣은 것도 아니고,
새 유산균 스타터를 넣은 것도 아니었다.

이전에 만든 요거트에서 빠져나온 유청을 다시 사용했다.

 

우유 500ml에 유청 500ml를 섞었다.
처음부터 절반이 유청인 상태였다.

 

유청 자체가 완성된 요거트는 아니지만,
우유와 다시 만나면서
다시 발효를 시도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게 정말 다시 요거트가 될까?
이미 빠져나온 유청인데 힘이 남아 있을까?
그냥 묽은 우유처럼 끝나는 건 아닐까?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 모습은 덜 삶아진 계란 흰자 같았다

 

 

 

우유와 유청을 반반 섞어 발효된 요거트. 계란이 덜 삶아져 풀어진것 같은 모습의 요거트
유청으로 발효시킨 요거트 .단단히 굳지않은 풀어진 모습

처음 상태만 보면
성공이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보통 요거트가 잘 잡히면
한 덩어리처럼 굳고,
숟가락으로 떴을 때 어느 정도 모양이 유지된다.

그런데 유청으로 다시 발효한 요거트는 달랐다.

 

단단하게 잡힌 느낌이 아니라
덜 삶아진 계란 흰자처럼 풀어진 상태였다.

완전히 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단단한 요거트도 아니었다.

처음 보면 실패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바로 버리지 않았다.

집에서 요거트를 만들다 보면
처음 모습만 보고 판단하기에는
아까운 경우가 많다는 걸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이다.

오래 냉장하고 유청을 빼니 달라졌다

 

 

 

유청을 넣어 발효15시간 후.플레인 과꾸덕요거트의 
중간 정도로 완성
15시간의 유청 빼기후 요거트. 플레인 보다 꾸덕하고 꾸덕이 보다 유청이 많은 모습

이번에도 답은 시간이었다.

발효 직후에는 약해 보였지만,
냉장 시간을 길게 두고
 유청을 천천히 빼봤다.

처음에는 유청이 시원하게 빠지는 느낌은 아니었다.

 

덜 삶아진 계란 흰자처럼 풀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요거트가 한 번에 단단하게 모이지 않았다.
유청도 천천히 빠졌다.

 

하지만 시간을 길게 두자
상태가 조금씩 달라졌다.

처음에는 힘없이 풀어져 있던 요거트가
유청을 오래 빼면서 점점 모였다.
그리고 결국 꾸덕한 요거트 쪽으로 가까워졌다.

 

이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실패처럼 보였던 것이
기다리고, 냉장하고, 유청을 오래 빼니
플레인과 꾸덕한 중간 단계 요거트로 변해갔다.

그래서 이제는 요거트를 만들 때
처음 모습만 보고 쉽게 실패라고 말하지 않게 되었다.

유청의 양만으로는 성공과 실패를 말할 수 없었다

요거트를 여러 번 만들다 보니
유청은 단순히 양만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떤 날은 발효가 단단하게 잡히지 않아
유청이 약 500ml 정도에서 멈췄다.

 

이때는 유청이 500ml나 나왔으니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오히려 발효 조직이 단단하게 잡히지 않아
기대만큼 꾸덕해지지 않은 쪽에 가까웠다.

 

반대로 발효유 2병을 넣었던 날은 달랐다.

우유 1000ml에
발효유 2병, 약 260ml가 더해져
전체 양은 약 1260ml였다.

 

그날은 유청이 빠르게 빠졌고,
약 900ml 정도의 유청이 나왔다.
남은 요거트는 약 300~400g 정도였다.

 

이 두 기록은 서로 다르다.

500ml에서 멈춘 날은
발효가 단단하게 잡히지 않았던 기록이고,

발효유 2병을 넣은 날은
전체 양이 많았고, 유청이 빠르게 많이 빠진 기록이다.

 

그래서 유청은 양만 보면 안 된다.

 

얼마나 빠졌는지보다
어떤 상태에서 빠졌는지,
전체 양이 얼마였는지,
발효가 얼마나 잡혔는지,
냉장 시간을 충분히 줬는지까지 함께 봐야 했다.

 

이번 유청 재발효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풀어져 있었고,
유청도 천천히 빠졌지만,
오래 기다리자 결국 꾸덕한 쪽으로 변했다.

집요거트는 생각보다 실패가 적었다

이번 실험을 하면서
집요거트 만들기가 더 재미있어졌다.

 

우리는 실험실이 아니다.

온도를 매번 완벽하게 맞추는 것도 아니고,
우유 상태도 조금씩 다르고,
발효 시간도 매번 똑같지 않다.

 

그래서 집에서 만든 요거트는
공장에서 나온 제품처럼 항상 같은 모습일 수 없다.

어떤 날은 단단하게 잡히고,
어떤 날은 조금 풀어진다.


어떤 날은 유청이 빠르게 빠지고,
어떤 날은 유청이 천천히 빠진다.
어떤 날은 맑은 유청이 나오고,
어떤 날은 탁하게 섞여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그 차이가 모두 실패는 아니었다.

발효가 단단하게 잡히지 않아도
유청을 오래 빼면 꾸덕해질 수 있었다.

 

유청 재발효처럼
처음에는 덜 삶아진 계란 흰자처럼 풀어진 상태여도
냉장 시간과 유청 제거 시간을 충분히 주면
꾸덕한 요거트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집요거트를 만들수록
실패가 무섭기보다 과정이 재미있어졌다.

조금 묽어도 기다려본다.
유청이 천천히 빠져도 조금 더 둔다.
처음 모양이 약해 보여도 바로 버리지 않는다.

요거트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굳어야만 성공하는 음식이 아니었다.


기다려주면 달라지는 음식이었다.

결론: 유청은 버리는 물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재료였다

이번 실험을 통해
유청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유청이 많이 남으면
그냥 버려야 하는 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직접 우유에 다시 넣어 발효해보니
유청은 완전히 끝난 물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덜 삶아진 계란 흰자처럼 풀어진 상태였지만,
냉장 시간을 길게 두고
유청을 오래 빼니
결국 꾸덕한 요거트에 가까워졌다.

물론 유청으로 만든 요거트가
처음 요거트처럼 바로 단단하게 잡히는 것은 아니었다.

 

횟수가 늘어날수록 발효 힘이 약해질 수도 있고,
더 긴 냉장 시간과 유청 제거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빠져나온 유청에도
우유와 다시 만나 발효를 시도할 힘이 남아 있었다.

이것을 알고 나니
집요거트 만들기가 훨씬 가볍게 느껴졌다.

실패처럼 보여도 살릴 수 있고,
버리려던 유청도 다시 재료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집요거트는 어렵기보다 재미있다.

 

버리려던 유청을 우유에 넣었더니,
요거트가 다시 만들어졌다.

이 경험 하나만으로도
요거트를 만드는 일이 훨씬 즐거워졌다.

함께 보면 좋은 요거트 기록

아래 글들은 유청의 양, 색, 냉장 시간, 재발효 과정을 따로 기록한 내용이다.
집에서 요거트를 만들 때 함께 보면 도움이 된다.

추가 설명

버리려던 요거트 유청을 우유에 다시 넣어 발효해본 기록입니다. 처음에는 덜 삶아진 계란 흰자처럼 풀어졌지만, 냉장 시간과 긴 유청 제거 후 꾸덕 요거트로 변한 과정을 정리했습니다.